Why at issue?



역사적 현상으로서의 카피라이트와 카피레프트

 

편집부


최근 카피라이트를 포함해서 지적재산권 일반이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중요한 계기는 역시 디지털정보의 증가이다. 컴퓨터와 디지털기술의 발달 덕분에 일반인들도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은 물론, 네트워크를 통해 자유롭게 배포할 수 있게 되었다. 위협을 느낀 음반, 영상, 출판 등 기존 문화자본은 지적재산권의 확대와 강화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많은 이용자들은 지적재산권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곳곳에서 지적재산권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MP3와 냅스터(Napster)를 둘러싼 논쟁이다. 그러나, 지적재산권의 이슈화가 비단 디지털기술만의 문제가 아님은 최근 '비지니스 모델'(BM)를 둘러싼 논쟁을 통해 알 수 있다. 특허에 대한 전통적인 규정은 새로운 산업환경 앞에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지적재산에 대한 전통적 제도가 도전에 직면했다는 사실은 카피레프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는데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카피레프트'(copyleft)라는 개념은 1990년대 중반부터 정보통신 운동단체들을 통해 한국에 소개되었다. 진보적 통신운동이 언론을 타면서 관심 있는 일반인들에게도 알려지기 시작했고, 다른 한편 주로 리눅스 사용자들을 통해 '자유소프트웨어'라는 개념과 함께 컴퓨터 사용자들에게 소개되었다. 최근에는 진보네트워크가 홈페이지 등에 대한 카피레프트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개시했고, 창시자인 리차드 스톨만의 방한을 통해 카피레프트는 다시 한번 주목받게 되었다.
그러나, 관심의 증대에도 불구하고 카피레프트의 정확한 의미에 대한 이해는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특히 운동진영 등에서는 '레프트(left)'에 대한, 컴퓨터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리눅스'(Linux)에 대한 호감이 카피레프트에 대한 심정적 지지로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러한 모호한 이해는 카피레프트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늘려놓았

지만, 정작 카피레프트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을 늘려놓지는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냥 막연한 지지만이 있을 뿐이다. 모호한 이해와 실천의 답보라는 현상은 카피레프트라는 이름을 걸고 활동해온 우리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읽을꺼리>의 '내는 글'을 통해 몇 번 언급되었지만,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지는 못했다.
이런 점에서 이 글은 '카피레프트'라는 문제의식과 운동이 가진 의미를 탐색하고자 하는 초보적 시도이다. 카피레프트를 다룬 글은 대부분 두 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스톨만 이후'를 다룬다는 것과 여전히 '소프트웨어' 부문에 국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것은 과거의 사회운동과는 단절된, 전혀 새로운 ― 더 나아가면 색다른 ― 운동이라는 인상을 주는 반면, 학술이나 문화운동과 같이 카피라이트에 연루된 다른 부문에서 이 문제의식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별 진척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런 문제의식에서 이 글은 카피라이트와 카피레프트라는 문제를 약간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한다. 이 글은 카피레프트에 관한 글이지만, 그 주장이나 정당성을 소개하는 것이 주된 목적은 아니다. 오히려 이 글은 카피라이트와 카피레프트를 그것이 형성, 발전된 '역사적 맥락'과, 그 맥락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근대자본주의적 지식체제'의 형성과 변동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 그래도 아직 카피레프트의 내용을 널리 소개하고 정당성을 설득하는 작업이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올 만하다. 전적으로 옳은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 위해서도 우리는 문제를 일단 넓고 크게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 .... 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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