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at Issue?


위기의 이론, 이론의 위기 - IMF 사태와 한국자본주의를 보는 시각

 

모두가 발언하는 곳에서 하나의 발언을 더하는 것은 그리 달가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 위기에 대한 또 하나의 글이 독자를 기다린다. 해당 시기에 가장 쟁점이 되는 이론이나 문제를 중심으로 논의들을 정리하고 간략히 평가하는 Why at Issue라는 란이 창간호부터 본지의 한 꼭지를 이루고 있었는데 마침 경제위기와 IMF 국면이 그 주제로 다루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는 식으로 말한다면, 이는 지나치게 형식주의적인 변호일 것이다. 이 글이 준비된 데에는, 이런 편집 관료(?)의 넋두리 말고도, 두 개의 다른 이유가 있었다.

하나는, 위기에 대한 말들은 많되 그중 대부분이 위기에 대한 '희망의 담론'이기보다는 위기에 대한 '위기의 담론'이라는 작금의 현실이다. 때로 우린 경제위기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주체의 혼란하고 초점잃은 눈빛이 진짜 위기인 것은 아닐까 의심해보는 지경이다. 두 방면의 위기가 만나는 위기의 전체적 틀에 대해 보다 근본적인 비판의 칼날을 드는 것, 그 비판을 완수할 수는 없되 적어도 그런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첫 작업을 시작하는 것, 이것이 이 글이 이미 존재하는 위기의 담론들에 더해지는 하나의 이유이다. 다른 하나는, 이 글은 사실 '하나의 글'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것은 여러 주장들의 모자이크이며 계속 작성중인 지도이고 공동작업을 위한 제안들, 혹은 대본이 채 완성되지 않은 공동창작극의 리허설 같은 것이다.

그런 점에서 경제위기의 구체적 전개양상이나 경제학적 분석 등에 대한 '읽을꺼리'를 원하는 이들은 분명 실망하게 될 것이다. 그보다는 단기적 분석 이상의 시각이, 경제학 이상의 관점이 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을 환기시키는 게 이 글의 가장 기본적인 의도이기 때문이다. 의도상의 그런 제한 때문에라도 이 글은, 이 글을 통해 소개되고 있는 논문들, 책들을 읽기 위한 한 안내서 정도로서 읽혀지는 게 가장 바람직할 것같다. 이 글을 계기로 해서라도 경제위기에 대한 진지한 논문들, 책들--떠벌이 주간지의 관전평식 담론들이 아니라--이 토론되고, 삶의 모든 현장에서 영감의 실마리로 되살려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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