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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부

정보의 바다에서 물고기를 낚아, 구워먹어 보자


'정보 사회'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단지 유행하는 것이 아니고, 97년 대통령 후보들은 사활을 걸고 있는 듯하다. 정보통신 기술을 통해서 한국의 경제위기를 타파하고, 정보통신 기 술산업을 선도적으로 육성하여 제 2의 도약을 이루겠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기술결정론자 들'이라고 싸잡아 욕을 해버릴 수 도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서 그들이 떠받들고 있는 이해 관계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들이 지지하고 있는 논리를 뜯어보고 나서, 우리가 인터넷으로 들 어가 무언가를 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자.


1. 이들이 '정보 사회'라는 말을 사용하며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이 대답을 "기존의 사 회 관계, 권력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면, 너무 소아병적인 발상일까?

60년대 말 동경에 모인 탈산업 사회학자들이 만들어 냈다고 하는 '정보 사회'라는 말은 "기 존의 사회 관계와 질적으로 다른 사회의 출현"을 암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정보 사회' 를 다른 유형의 사회와 구별하기 위해서 그리 합당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의 사회 관계와 질적으로 다른 관계로 짜여지는 사회를 지칭하기 위해서, '정보사회'라는 말이 탄생했다. 하지만, 진정 '질적으로 다른' 사회가 도래하는가?

인간이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 인간의 전 역사를 통해서 구성해온 '정보'가 정보의 상품화, 지적 재산권이라는 미명하에 이미 오래전에 자본주의 상품관계 내로 포섭되어, 시장 의 논리에 의해서 생산되고, 유통되고, 소비되고 있으며, 자동화 기술의 발달을 통해서 수 없이 많은 단순직 노동자들은 실업에 직면하여, '굶어죽을 수 있는 자유'를 누리게 되었다. 노 동자들로 하여금 구상과 실행의 분리를 극복하고 보다 인간적인 노동과정을 영유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던 자동화 기술이 노동자들의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서 사용되며, 재택 근무의 꿈은 '쉴 수 있는 개인만의 시간'을 실종시켜, 정보 사회의 환상이 되고 있으며, 개인의 삶 구 석 구석까지 침투한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은 개인의 사생활의 영역까지 자본의 재생산과정에 복무시키고 있다. 인류 공동의 자산인 정보와 이의 자유로운 유통을 위한 통신의 발달은 이 윤을 위하여 구매, 판매, 거래되는 시장의 압력에 의해서 결정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 다. 이런 상황인데도 '질적으로 다른' 사회의 도래를 주장할 수 있을까?

우리는 사회의 진보가 자발적으로(?) 발달하는 '경향이 있는' 기술의 발달을 통해서 성취될 것이라 믿는 '기술 결정론'의 한계를 넘어서야 할 것이고, '상상된 미래'와 '미리 예견된(?) 기술의 발달'에 기초하여 사회를 파악하는 '미래학의 한계'를 넘고, 현대 기술을 혐오하며, 그 것의 발생론적인 암울함을 주장하는, 혹은 기술에 대한 원초적인 공포감(techno-phobia)을 주 장하는 '혐오론자'를 넘어서야 한다.


2. 인터넷에서 활동하고 있거나, 인터넷에 자신들의 공간을 만들어 놓고 있는 수 없이 많 은 진보적 단체들은 발달한 정보통신 기술을 운동에 활용하고자 한다. 그들은 발달한 정보통 신 기술, 말하자면 인터넷을 통해서 전세계의 진보적인 활동가들, 이론가들을 만나기를 바라 고, 전세계의 정보를 보다 효과적으로 접하기를 바라고 있으며, 조직관리를 보다 유연하게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으며, 보다 많은 운동가들이 이러한 활동에 동참하기를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막대 구부리기'를 하려고 한다. 자본과 권력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는 정보통신 기술과 정보들을 '보다 인간적인 지향'으로 구부리려고 한다. 그들의 길에 동참해보자. 이번에 소개하고자 하는 집단, 인터넷 Site는 "Spoon Collective"이다.

정보의 바다라고 불리는 인터넷에 들어가보자. 너무 많은가? 어디부터 가야하는지 모르겠 는가? 그래도, 좀 더 좋은 세상 만들어보려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데, 그래도 이러한 고민 을 풀어줄 수 있을 만한 곳으로 가야하지 않은가? Yahoo, Altavista에서 검색(Search)하면, 여하튼 너무 많이 나오는가? 내용의 질을 보장받을 수 없는가? 이래서야 물고기를 구워먹는 것은 고사하고, 낚시 하기도 힘든 것 아닌가! 그렇다면, 정보의 바다를 항해하는 목적을, '진 보적 철학'과 구체적인 '전세계의 운동의 흐름'에대한 생생한 자료를 구하는 것으로 좁혀보자.


3. 이제 부터 소개하는 곳은 철학적 이슈들과 운동들에 대한 토론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사 이트 이다. 맘에 든다면, 이곳부터 가보라 .

Spoon Collective : http://jefferson.village.virginia.edu/~spoons/index.html

Spoon Collective는 Net-citizens이 모여서 그들의 모임을 만들고 있는 곳이다. 이들은 철 학적인 주제에 대한 자유롭고 열린 토론을 지향한다. 물론, '화석화된' 강단철학뿐만 아니라, 그들이 행하고 있는 구체적인 운동에 대한 토론까지 열려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는 메일링리스트(mailing lists; 자기가 원하는 주제에 대해서 토론하는 곳[메일]에 가입을 한 후, 그곳으로 메일을 보내면 그곳에 가입해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메일이 가는 메 일 서비스 방식을 말한다. 인터넷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용되는 토론방식이다 원하는 곳에 가 입해 보라. 그 힘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아카이브(archives; 말 그대로 문서가 쌓이는 곳 이다. 토론되는 내용들 모두가 웹상에서 읽을 수 있다), 논문들(papers; 각 논자들의 논문들과, 그 논문들에 대한 2차 논문까지 구해 볼 수 있다. 물론, 모든 논문이 다 있지는 않고, 외부의 사용자들에게 닫혀 있는 곳도 있다), 철학적 사이트들(philosophical sites; 철학적인 문제들에 대해서 토론하는 사이트 들을 모아놓았다) 등이다.

이곳에 와서 사람들을 사귀어보라. 전세계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정말 비 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지, 영 다른 고민을 하고 있는지를 확인해 볼 수 있고, 그들로부터 아 름다운 이야기도 들을 수 있다. 어느 나라의 총파업 얘기들, 그 곳에서 뿌려졌던 문건들, 급 진적인 운동들의 흐름들, 이슈들, 그리고 물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한반도의 얘기들을 해주 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많고 많은 것 중에 왜 이곳을 소개하는가? 말 그대로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다. 그런 바 다에서 물고기를 낚아서, 구워먹는 방법에 익숙해져야 한다. Spoon Collective는 고전적이지 만, 가장 활발하게 사용하는 방식(메일링리스트, Archives등)에 기초해서 토론을 진행한다. 필 요에 의한 학습이라고, Spoon Collective를 통해서, 정보의 바다에서 낚시하는 방법을 배울 수 도 있을 것이다. 다른 많은 Web사이트들은 정보를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에 기초해서 사 람들에게 자기들의 이야기를 알리고, News Group은 너무 난삽하여, 쓰레기들을 피해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더 많아, 별로 효과적이지 못하다.

우리가 현재 찾으려 하고있는 주제는 철학자들과 구체적인 세계적 운동의 흐름에대한 생 생한 이야기이다. 다음은 Spoon Collective에서 제공하고 있는 철학자 및 주제들의 리스트이다.

Aut-Op-Sy, Avant-Garde, Bakhtin-Dialogism, Bhaskar, Batalle, Baudrillard, Blanchot, Bourdieu, Deleuze-Guattari, Dromology, Feyerabend, Film-theory, Foucault, Frankfurt- school, French-feminism, Habermas, Heidegger, List-proposals, Lyotard, Marxism-and- Sciences, Marxism-feminism, Marxism-General, Marxism-International, Marxism-news, Marxism-thaxis, Nietzsche, Postcolonial, pretext, puptcrit, sa-cyborgs, seminar-10 (Deleuze's Cinema), seminar-12, seminar-13, seminar-14, spoon-announcements, surrealist, technology, Third-world-women, Women-writing-culture

만약 당신이 Marxism-and-Sciences 그룹에 가입을 한다면, 전세계 토론 참여자들의 메일 이 당신의 ID 앞으로 날라오게 될 것이고, 토론에 참여하고 싶다면, 각 메일에 답장을 보내면 된다. 전세계에서 가입한 토론자들의 활발한 의견들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당신의 참 여는 위에서 정리한 모든 토론 그룹에 열려있다. 그렇다고 하고 싶은 토론 그룹 모두에 가입 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된다. 당신의 Mailbox에 수십통의 영문메일이 매일 매일 쌓인다는 것을 상상해보라. 메일폭탄을 맞은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필자가 가입해 있는 Bhaskar 토론그룹에서는 매일 평균 10통 가량의 메일이 날아온다) 가장 필요한 한가지 혹은 두가지에만 가입하고, 나머지 것들은 가끔 들어와서 Archive를 확인하는 것으로 하면 된다.


4. 이제 각 토론 그룹에 가입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자. 필자는 Bhaskar 토론 그룹에 가입해 있다. Bhaskar를 예로 들어 설명해보겠다.

일단, Spoon Collective 토론그룹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majordomo@lists.village.virginia.edu로 메일을 보내야 한다. 메일의 제목은 아무거나 써도 되고, 메일의 본문에 sub- scribe bhaskar(만약 Aut-Op-Sy에 가입하고 싶다면, Aut-Op-Sy 라고 쓰면 된다. 대 부분은 위에 정리해 놓은 영문 약어를 그대로 쓰면 된다.)라고 쓰고 메일을 보내면, Bhaskar 토론 그룹에 가입하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메일을 보낸 후 10분 정도 지 나면, 답장이 두 개가 온다. 하나는 메일을 제대로 받았다는 신호이고, 다른 하나는 다 시 답장을 해 주면 정식으로 가입시켜 주겠다는 메일이다. 종종 다른 사람 ID를 통해 서 실수로 가입하는 경우가 있어, 가입 신청한 사람과 ID가 동일 인물인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그 ID로부터 오는 답장을 받고 나서, 정식으로 가입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 답 장은 bhaskar-owner@lists.village.virginia.edu 로 보내면 되는데, 내용은 아주 간단히 써도 된다. 필자와 같은 경우에는 "OK! It's Me!"라는 답장을 보냈다. 직접 토론을 위 해서 보내야 하는 메일 주소는 bhaskar@lists.village.virginia.edu이다. 토론되는 내용을 보고, 할 말이 생기면 bhaskar@lists.village.virginia.edu로 메일을 보내라. Bhaskar 토론 그룹에서 날라오는 모든 메일에는 말머리로 BHA가 붙어 있으니, 다른 메일이랑 헷갈리지는 않는다.

다음은 Spoon Collective에서 핵심적인 토론 그룹인 Aut-Op-Sy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 하겠다. Aut-Op-Sy 는 이탈리아의 안토니오 네그리에 의해서 알려진 Autonomia운동을 중심 으로 한 토론 그룹이다. Aut-Op-Sy의 목적은 전세계적인 노동자 계급의 투쟁과 변화하는 계 급 구성에 대한 토론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들의 새로운 계급 구성에 대한 생각은 미국의 잡 지인 Zerowork(1992)에 잘 나와 있는데, 간략하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노동자 계급은 계급 투쟁의 동학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이러한 계급 투쟁의 동학과 사이클 은 4가지 수준에서 분석할 수 있다고 한다. 첫 번째 수준은 투쟁 그 자체에 대한 분석이다. 그들의 내용, 그들의 방향, 그들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어떻게 순환하는지에 대한 분석이다. 두 번째 수준은, 노동자 계급내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분파들 사이의 동학에 대한 분석이다. 이러한 분파들이 서로 서로를 자극하고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한 분석이다. 세 번째 수준은, 노 동자 계급과 그들의 공식조직--노동조합들, 노동당, 노동자 복지를 위한 조직들--간의 관계 에 대한 분석이다. 네 번째 수준은, 위의 모든 면이, 일반적인 사회적 계획과 조사, 기술적 혁 신, 고용문제 등에 드러나는 자본가 계급의 관심이 연관된다는 사실에 대한 분석이다.

이와 같은 노동자 계급 구성에 대한 논쟁은 이탈리아의 혁명적 좌파에 의해서 지난 20여 년에 걸쳐서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논쟁은 이탈리아의 Autonomia운동에 의해서 자극받아왔 다. Aut-Op-Sy는 이탈리아의 Autonomia운동에서부터, 치아파스의 자파티스타까지, 전세계적 인 노동자 계급의 투쟁에 대한 토론을 제공한다.

Auto-Op-Sy를 운영하고 있는 Franco Barchiesi, Steve Wright 등은 토론 그룹에 가입한 후에, 자기 자신을 소개해 달라고 요구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운동을 전세계 각국의 언어로 소개하고자 한다면서, 도움을 청하고 있다. Aut-Op-Sy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얻고 싶은 사 람은 다음의 웹사이트에 접속해보라.

Welcome to the AUT-OP-SY discussion list http://jefferson.village.virginia.edu/~spoons/aut_html/


5. 세계적인 컴퓨터 네트웍인 인터넷에는 정보를 팔거나, 사이버 스페이스로 시장을 확대 하여 떼돈을 벌려고 하는 자본의 힘만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회의 진보가 자발적 으로(?) 발달하는 '경향이 있는' 기술의 발달을 통해서 성취될 것이라 믿는 기술 결정론자들 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상상된 미래'와 '미리 예견된(?) 기술의 발달'에 기초하여 사회를 파 악하는 미래학자들만의 세상도 아니다. 무수히 많은 운동가들, 온동 조직들이 스스로의 목적 을 실현하기 위해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인터넷이다. 발달한 정보통신 기술을 보 다 인간적인 편향으로 구부리기 위해서이건, 전세계적인 운동에 활용하기 위해서이건, 버다 인간적인 정보사회의 도래를 위해서이건, 다양한 운동들이 인터넷에서 벌어지고 있다. 20세기 말과 21세기초 한국사회의 형식적인 지도자가 될 97년 대통령 후보들이 모두 소리 높여 "산 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선도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사회가 전반적으로 정보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것은 1997년 보다 1998년, 1999년이 더욱 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할 수 있다. 휘몰아치는 정보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남한의 운동가들이 인터넷을 점거하 고, 전세계적이어야 할 자신들의 운동을 위해서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날을 앞당기는 데 이 글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